여행 이야기
경복궁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살펴본 '한국인의 일생'


경복궁에 있는 국립민속박물관에 다녀왔습니다. 경복궁은 모두 잘 아실텐데요. 그 안에 박물관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분들이 의외로 있으시더군요. 경복궁 안에는 두 개의 박물관이 있는데요. 하나는 국립고궁박물관이고 나머지 하나는 오늘 소개해 드릴 국립민속박물관입니다.



민속박물관은 한민족의 전통 생활문화를 느끼고 체험할 수 있게끔 조성해 놓은 곳인데요. 고궁박물관이 왕족들의 고급 문화를 보여준다면 민속박물관은 서민들의 생활을 주로 다루고 있답니다. 상설전시장은 크게 세 개로, ‘한민족 생활사관’, ‘한국인의 일상관’, 그리고 ‘한국인의 일생관’이 있습니다. 세 곳을 둘러보고 나면 선사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폭넓은 이해를 얻을 수 있어요. 



국립민속박물관에는 상설전시관 외에도 두 개의 기획전시실, 어린이박물관, 강당, 민속영상실 등이 있습니다. 박물관이 꽤 크기 때문에 집중해서 보기 위해서는 한번에 모든 관람을 하기 보다는 몇 번 나눠서 보는 것이 좋습니다. 상설전시와 매번 내용이 바뀌는 기획전시를 적당히 나눠서 보면 좋겠죠? 오늘 저는 상설전시, 그 중에서도 ‘한국인의 일생’관에 대해 소개해 볼까 합니다. 



박물관 입구로 들어서면 우측에 정승들이 서 있는 길이 있습니다. 시골 마을 길의 입구에 들어선것 같지 않나요? 진입로 한 켠에서는 한복을 입은 여성들이 걸어 나왔는데요. 단아한 모습이 보기 좋더군요.



정승길 뒤로 돌아감녀 나오는 문인석들입니다. 이렇게 많은 문인석을 한꺼번에 보기는 처음이네요.



멀리 보이는 건물이 바로 국립민속박물관입니다. 경복궁 안에 있는 건물이지만 고궁의 일부는 아닙니다. 이 건물은 우리나라 여러 국보 건물의 모습을 본따 지어진 것이라고 하는데요. 정면 계단은 불국사의 청운/백운교를, 건물 중앙은 법주사의 팔상전을, 건물 오른쪽과 왼쪽은 각각 금산사 미륵전과 화엄사의 각황전을 차용한 것이라고 합니다. 건물에서 좌측으로 걸어 돌아가면 박물관 입구가 나와요. 



상설전시장 중 하나인 '한국인의 일생'관 입구입니다.



입구 안쪽으로 들어서면 출생에 관련된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아이들의 색동옷이 참 앙증맞네요. 요즘은 기계가 발달하여 저런 색동읏을 만드는 것이 어렵지 않지만, 직조 기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과거에 어떻게 저런 옷감과 옷들을 만들었을까요? 



박물관 도슨트가 외국인들에게 전시물들에 대해 열심히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외국인들 눈에 호기심이 가득하더군요. 제가 외국인이라면 참 궁금한 점이 많을 것 같았습니다. 한국인인 저도 잘 모르는 부분들이 많았으니까요. 



출생 관련 전시공간을 지나자  ‘관례’에 관한 전시 공간이 나왔습니다. 인간의 삶 중 가장 중요한 네 가지 요소 관혼상제 중, 그 첫번째가 관례이죠. 요즘은 예전처럼 상투를 틀지도, 갓을 쓰지도 않아 관례의 의미를 체감하기 어려웠는데요. 요즘으로 치면 성인의날 성인식을 치르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합니다. 



관례를 치르고 어른이 되었으면 다음에 치러야 할 것이 바로 혼례입니다. 예전에는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려야만 나서야 비로소 어른이 된다고들 많이 얘기했었는데요. 요즘은 독신으로 사는 분들이 많아 반드시 그런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신부가 시집갈 때 타고 갔던 가마입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설레는 건 마찬가지였겠죠?



지체 높은 양반들이 타고 다니던 가마입니다. 사극에서 종종 봤었는데요. 저 가마에 오르면 왠지 어색하고 불편할 것 같은데, 가마가 하나의 문화로 정착되었던 걸 보면 옛날 사람들이 느꼈던 감성은 지금과는 많이 달랐나 봅니다. 



특별한 행사 때나 볼 수 있는 민속 악기입니다. 요즘은 퓨전음악이 많이 나와서 국악을 접목한 현대음악도 적지 않은데요. 저 어렸을 때는 TV에서 방영하는 국악 프로그램이 왜 그렇게 지루했었는지 모르겠어요. 그때는 팝송이나 뉴에이지 음악을 듣기에 바빴죠. 한류가 유명세를 타면서 과거 민속 문화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아지는 것 같습니다. 전통을 잘 살려서 세계에 통용되는 독창적인 문화를 잘 가꿔갔으면 좋겠어요. 



양반들이 방에서 사용하던 문방 관련 물품들입니다. 요즘은 대부분 의자 생활을 해서 양반다리를 하고 있으면 상당히 불편한데요. 습관 들이기 나름이겠죠?



전시관 안에 저렇게 한옥 건물이 들어서 있으니 마치 방송국 스튜디오에 온 듯한 느낌도 들었습니다. 사극 촬영이 시작될 것 같았어요. 



한의학에 관련된 전시 코너도 있었습니다. 벽에 걸려 있는 인형은 기혈과 침자리를 표시해 놓은 것인데요. 그림으로는 많이 봤지만 인형으로 보기는 처음이네요. 집에 장식으로 걸어 놓으면 좀 으스스할 것 같은 느낌입니다. 



요즘은 평균수명이 늘어나 회갑을 치르는 분들이 별로 없죠. 과거에는 회갑이 엄청 큰 잔치였는데요. 효를 중대한 가치로 삼던 조선 시대에 부모가 오래 살아주는 것보다 좋은 일은 없었을 것 같습니다. 근래에는 핵가족화가 많이 진행되어 효에 대한 의미가 많이 퇴색하고 있는데요. 부모님의 소중함, 한 번쯤 되돌아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사람이 태어나 살아가다 보면, 피할 수 없는 것이 죽음입니다. 전시관에서 삶에 관련된 내용들만 보다가 갑자기 죽음에 관한 전시가 나오자 생소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사실 죽음이라는 것은 항상 우리 곁에 있는데, 풍요로운 물질 문화 속에서 죽음을 애써 외면해 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태어난 자는 반드시 죽는다.”이 간단한 명제 하나만 품고 있으면 삶에 대해 좀 더 겸허한 자세를 갖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한국인의 일생’관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에 대해 여러가지를 돌아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요즘 가을 날씨가 좋은데요. 나들이겸 한국민속박물관에 들려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경복궁과 함께 둘러 보셔도 좋겠죠. 


2015.10.24 0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