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사직공원이 아니라 ‘사직단’이라 불러 주세요


사극에 보면 ‘종묘와 사직’이라는 말이 종종 등장합니다. ‘종묘와 사직’은 나라와 백성을 상징적으로 뜻하는 말인데요. 최근 사직단에 방문하여 그 의미를 좀 더 구체적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사직단은 아직 사직공원으로 많이 알려져 있는데, 최근 명칭이 사직단으로 복구되었습니다. 역사의 정기가 바로 세워지는 것 같아 보기 좋더군요. 창경궁이 한 때 창경원으로 불리던 때가 있었는데요. 무심고 부르는 명칭 하나하나에도 깊은 역사의 의미가 새겨져 있는 것 같습니다. 


사직단 대문입니다. 지금까지 이곳은 ‘정문’으로 일컬어졌는데, 최근 ‘대문’으로 명칭이 바뀌었다고 하더군요. 안내 도우미의 설명을 들어 보니 정문과 대문에는 의미 차이가 있었습니다. 예컨대 경복궁에는 가 보면 정궁인 근정전까지 들어가는데 광화문을 비롯해 여러개의 문을 통과합니다. 궁궐에 있는 문은 임금이 통과하는 중앙의 문과 신하들이 오가는 좌우의 문으로 구성이 되어 있는데요. 임금이 통과하는 중앙의 문을 ‘정문’이라고 한답니다. 따라서 궁궐에 정문은 여러 개 있을 수 있죠. 반면 대문은 맨 외곽의 문을 뜻하기 때문에 오직 하나만 있답니다. 

 


비석에 새겨진 이름도 사직단으로 바뀌어 있더군요. 서울 사직단이라고 쓰여진 이유는 사직단이 전국 여러 곳에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야구 경기할 때 보면 ‘사직구장’이라는 말 종종 들어 보셨죠? 근처에 사직단이 있다는 뜻입니다.



사직단 구조도입니다. 규모가 많이 크지는 않습니다. 현재 복원 중이어서 그림상에 보이는 건물들이 모두 존재하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붉은 색으로 된 부분이 복원될 부분이라고 하더군요. 

 


사직단은 대문을 들어서면 바로 보이는 것이 아니라 안쪽에 세워진 담장 안으로 다시 들어가야 볼 수 있습니다. 평상시에는 담장 입구가 막혀 있어 들어 갈 수 없고 안내 도우미와 함께 들어갈 수 있습니다. 

 


사직단 내부 담장의 모습입니다. 기와는 언제봐도 마음을 포근하게 해 주는 것 같습니다. 

 


멀리 사람들이 보이는데요. 사직단이 위치한 곳입니다. 사직단 외곽에는 야트막한 담장이 또 하나 둘러져 있는데요. 경복궁 근정전을 향할 때 세 개의 문을 통과하는 것과 같은 의미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안내 도우미를 따라 드디어 사직단 안으로 들어 왔습니다. 사직단을 이전까지는 하나의 의미로 알고 있었는데, 사단과 직단으로 나뉘어 있더군요. ‘사’는 토지의 신을 말하고 ‘직’은 곡식의 신을 말하는데요. 농경사회였던 우리나라는 땅과 곡식이 국가의 근본이었기 때문에 삼국시대부터 사와 직, 즉 사직에 제사를 지내왔답니다. 왕과 왕비의 신주를 모신 종묘가 왕실의 정통성을 상징하는 곳이라면, 사직은 백성의 안녕과 번영을 기원하는 곳이라는 점에서 후자를 좀 더 중시했다고도 합니다. 

 


사단의 모습입니다. 둘 다 똑 같은 정사각형 모습인데 구별하는 방법은 동그란 돌이 있느냐의 여부에 따릅니다. 동그란 돌이 없는 곳이 직단이에요.  



사단의 돌을 가까이서 살펴본 모습입니다. 크기는 가로 세로 약 30 cm정도 될 것 같더군요.  



사단 옆에 있는 직단의 모습입니다. 가운데 돌이 안 보이죠?


조선시대에 세워진 현재의 사직단은 임금이 있는 경복궁을 기준으로 오른쪽(임금은 남면/南面한다고 볼 때), 방위를 기준으로 하면 서쪽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종묘는 동쪽에 배치되어 양자의 균형을 이루죠. 서울 외에도 사직단은 군현에 이르기까지 전국 각지에 세워져 국가와 백성의 안녕을 기원하였답니다.  

 


일제강점기 이후 사직단은 공원으로 바뀌었습니다. 제단을 비롯, 대문과 안향청만을 남기고 여러 부속 건물들이 사라진 상태예요. 대문은 1962년과 1973년 도로 확장으로 24m 가량 뒤로 옮겨졌다고 합니다. 1988년 복원된 사직대제는 2000년 중요무형문화재 제111호로 지정되어 전주이씨 대동종약원 주관으로 매년 9월 셋째 일요일에 봉행되고 있답니다. 


2012년까지는 지방자치단체에서 관리를 했는데, 이후 문화재청에서 관리권을 이양받아 현재는 국가에서 직접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30년 동안 장기적으로 복원을 할 계획이라고 하는데 기대되네요.



사직단 대문을 안쪽에서 바라본 모습입니다. 현재 위치가 24m 안으로 밀려들어 온 상태라고 하니, 예전에는 사직단의 규모가 훨씬 컸을 것 같습니다. 


사직단은 인왕산 자락에 위치해 있어 산행을 하러 올라갈 때나 하산할 때 들려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저도 인왕산에 올랐다가 하산 길에 들렸는데요. 의외로 값진 내용을 많이 알게 되었네요. 


2015.11.14 0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