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인사동볼거리 나무인형 목인박물관


인사동을 가끔 찾는 분들은 중앙으로 난 큰 길로만 주로 다니시는데요. 주변 골목골목을 돌아다니다 보면 의외의 장소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발견한 곳 중 하나가 바로 목인박물관인데요. 한자 뜻 그대로 나무로 만든 인형이 주로 전시되는 곳입니다. 인사동볼거리 목인박물관을 함께 만나볼까요?



목인박물관은 지난번에 소개 드렸던 아라아트센터 바로 옆에 있습니다.


 

이곳은 지난 봄에 찾았었는데 그 때는 내부 작업 중이어서 아쉽게 발걸음을 돌려야만 했습니다. 이번에는 제대로 둘러볼 수 있었는데요. 입구 쪽에 들어서면 여기저기 풀과 담쟁이 덩쿨이 가득합니다. 여기저기 돌로 된 조각들도 만날 수 있죠. 



드디어 입구 문을 열고 진입. 고맙게도 관람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더군요.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갔을 때 사람들이 많으면 집중이 잘 안 되는 경우가 있어서, 조용하게 관람하는 것이 좋더라구요. 



박물관은 총 2층으로 되어 있는데, 먼저 2층으로 올라갔습니다. 입장료 계산을 먼저 2층에서 해야했거든요. 표를 끊으면서 어디서부터 봐야 하냐고 여쭤보니 2층부터 둘러 보는 것이 좋다고 하시더군요. 박물관은 그다지 큰 편은 아닙니다. 일반 주택을 개조해 놓은 듯 했어요. 


2층 맨 안쪽 공간으로 들어 갔습니다. 여기저기 나무 인형들이 빼곡하더군요. 처음엔 나무 인형 박물관이라고 해서 ‘피노키오’ 같은 목각 인형들을 전시해 놓은 곳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둘러 보니 전시된 작품들은 대부분 ‘상여’에 사용된 인물상들이더군요. 나무 인형을 구경하러 갔을 뿐인데, 전시 공간 한가운데 있는 상여를 보니 좀 묘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신당에 있던 목조각상들입니다. 민간신앙에 따라 마을 수호신들을 모셔 놓은 신당에서는 각종 목조각상들을 볼 수 있었다고 하는데요. 주로 모시는 신들은 초상화 형식으로 많이 제작하였으나 나무 인형으로도 제작해 신성을 부여하기도 했다고 하는군요. 이런 신들은 마을을 수호하는 역할 외에도 액운을 퇴치하거나 풍년이나 풍어를 기원하고 숭배하는 대상으로 모셔졌다고 합니다. 



위에 보이는 것은 ‘요여’라는 것으로 돌아가신 분을 묻은 뒤에 혼백과 신주를 모시고 돌아오는 작은 가마라고 합니다. 지역에 따라 영여라고도 부른다네요. 



나무로 된 상여입니다. 최근에는 화장터에서 화장을 많이 하는 추세여서 상여를 매고 가는 모습은 거의 볼 수 없는데요. 우리나라 근대화가 한창 진행될 때만 해도 시골에서는 ‘꽃상여’를 많이 볼 수 있었죠. 꽃상여는 한번 사용하고 버리는 것임에 반해 그 이전 시기에 사용되었던 나무상여는 반복적으로 재활용했다고 합니다.



상여 위쪽에서 볼 수 있는 나무 인형인데요. 설명을 들어 보니, 인형들은 바꿔서 끼우는 것이 가능하더군요. 



전시된 인형들은 원래 모두 상여에 끼워서 사용하던 것들인데요. 아래쪽에 보면 나무가 길죽하게 외다리로 나와 있는 것 보이시죠? 박물관 담담장에게 물어 보니, 그 부분을 통해 상여에 끼웠다 뺐다 하는 거라고 하더군요.



이는 용의 형상을 새긴 용수판이라는 것으로, 상여 지붕의 앞과 뒤를 한쌍으로 장식하는 주요 부속품이라고 합니다. 용수판으로만 박물관 한 공간이 가득찰 정도로 다양한 종류들이 있더군요. 크게 ‘용의 형상’, ‘물고기를 입에 문 용’ 등 용의 형상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데요. 후기로 갈수록 형식이 무너져 사람의 모습, 도깨비, 꽃과 같이 용이 아닌 도상들이 나타나는 등 회화적으로 변화되었다고 합니다. 

 

 

관람을 마치고 나면 차나 커피를 한잔 제공해 줍니다. 저는 녹차를 들고 3층 테라스에서 잠시 휴식의 시간을 갖었습니다. 전시관 안에는 나무 조각들로 가득한데, 옥상에 올라와 보니 돌로 된 작품들이 많더군요. 



돌로 만든 해태 종류가 꽤 많았는데요. 표정 하나하나에서 제작자의 해학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외에 부처상, 인물상 등 다양한 형태의 조각들을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사람이 없어서 한적하게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는데,옥상 분위기가 좋아서 차를 한잔 마신다는 마음으로 잠깐 들려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박물관을 나와 멀리서 바라본 옥상 테라스 지붕의 모습입니다. 옥상 가까이에서 볼 때와 분위기가 많이 다르더군요. 


상여에 관련된 인형들이 많아 처음에는 살짝 움찔했는데, 삶과 죽음은 한쌍으로 존재한다는 점에서 가끔 스스로의 유한성을 자각할 계기를 갖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옛날 분들은 젊었을 때부터 자신이 죽은 뒤 입을 수의를 미리 마련해 두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요. 그만큼 삶의 욕심을 제어하고 겸허함을 되새기자는 뜻이었겠죠. 목인박물관!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인데요. 인사동 볼거리가 궁금하시다면, 목인박물관을 추천 드립니다.



2015.11.28 07:00